| 정조대왕 이산... 한지민에 끌려 보기 시작했는데..갈수록 재미있어진다. 주말에는 '가늠할 수 없는 꿈의 크기'에 열광하지만, 월요일 화요일에는 퇴근시간이 늦음에도 불구하고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이산>을 보려고 서두른다. 요사이는 정조가 즉위하기까지의 수많은 어려움을 힘겹게 극복해 나가는 안쓰러운 과정을 방영하고 있다. 대다수의 개혁은 현시점을 과거로 되돌리려는 수구세력과, 현재의 상태를 유지 답보하려는 보수세력의 반발과 저항을 야기하기 때문에, 어쩌면 모든 것을 뒤엎어 버리는 혁명보다도 훨씬 어려운 요소가 있다.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했던 정조가 끝내 붕어한 때가 1800년의 일이다. 미국의 독립선언서 발표는 1776년에 있었고, 동년에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을 저술했다. 박제가의 <북학의>는 1778년에 나왔고, 1789년 프랑스에서는 대혁명의 소용돌이가, 1798년 영국에서는 맬서스가 <인구론>을 출판했다. 조선에도 분명, 1868년에 메이지유신을 단행하여 근대화의 길로 들어선 일본에 비해 결코 부족하지 않은 호기가 있었던 것이다. 신해통공으로 상업부문이 괄목할 정도로 발전하여 거상들이 출현하고, 북학파들을 중심으로 실용학문이 발전하여 사회 곳곳에서 근대화의 씨앗이 싹트고 있었다. 그러나 일당독재를 사수해온 노론벽파의 독살로 의심되는 견제와 저항으로 결국 정조는 급작스런 죽음을 맞게되고, 이후 안동김씨의 세도정치를 시작으로 조선이라는 나라는 그 생명력을 잃고 급속히 역사의 뒤편으로 쇠퇴해 간다. 요사이에는 CGV에서도 김상중 주연의 시리즈물이 나올만큼 새삼 정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인데, 그만큼 시대와 함께 호흡하려 했던 정조의 좌절된 꿈으로 인해 사라진 옛 조선의 운명을 안타까워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드라마의 메인 카피는 '역사보다 거대했던 한 남자의 꿈, 그의 사랑'이다. 좌절된 꿈은 아쉽고 비참하다. 오늘날 우리 시대의 노론벽파는 누구이며, 새로이 승천하는 정조의 화신은 또 누가 될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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